
이렇게 투고가 이루어지면 짧게는 1시간에서 길게는 2주 정도까지 출판사로부터 연락이 옵니다. 투고하고 1시간 만에 연락이 온다고? 직접 경험을 한 저도 아직 믿기지 않지만, 충분히 가능성 있는 이야기입니다. 여기저기서 다양한 러브콜이 들어오는데 출간 의사가 있는 출판사에서는 조건을 제시하며 적극적인 러브콜을 보냅니다.
하지만 출간 방향이 맞지 않거나 의사가 없는 출판사는 누가 봐도 단체 메일 같은 상투적인 답장이 옵니다. 아예 연락 자체가 없는 곳도 허다하므로 이렇게 상투적이나마 답장을 보내는 출판사는 오히려 고맙습니다. 저도 "검토해주셔서 고맙습니다."라는 답장을 일일이 보냈었습니다.
진심을 담아 꼭 해당 출판사와 계약하기 바란다는 내용의 전화를 받기도 하지만 자비 출판을 종용하는 출판사와의 연락도 심심치 않게 옵니다. 반드시 알아야 할 것은 원고의 품질을 인정받아 출판사로부터 정상적인 계약을 하고 기획 출간을 해야 합니다.
우리가 책을 쓰는 목표 또한 기획 출간이지 자비 출판이 아닙니다. 자비 출간은 디자인이나 인쇄 등을 직접 작가가 의뢰하거나 그 분야를 전문으로 하는 출판사에 의뢰해서 책을 만드는 것입니다. 1,000권 기준 500~800 만 원 정도가 들어가는데 시대나 상황에 따라 조금씩의 차이는 있습니다.
사실 자비 출판은 목적이라기 보단 주변 지인들에게 책을 나누어 주거나 본인의 업적을 남기기 위함이 훨씬 크다고 봐야합니다. 만약 판매하고 싶다면 제작을 대행한 출판사에 광고나 마케팅 등을 의뢰 해 판매를 하기도 합니다. <엉터리 사학자 가짜 고대사>의 김상태 작가가 오 마이뉴스에서 자비 출판에 대하여 자신의 견해를 밝힌 그 일부를 소개합니다.
"책 내고 싶은데 어떻게 하지, 라는 질문 자체가 틀린 거예요. 그런 생각을 하는 순간에 이미 자본의 포로가 된 겁니다. 그 마음을 가지는 순간에 많은 출판사들이 "자비 출판 한번 해 보시죠?라는 말을 건넵니다.(중략)
자비 출판을 할 사람은 따로 있죠. 집안의 족보를 만든다거나 집안 어르신의 전기를 쓰고 싶은데 나 자신은 글 쓰는 능력이 없다. 이런 경우는 자비 출판으로 내는 거죠. 이건 다른 영역이예요. 자기 할아버지 전기를 내려는 게 글이 쓰고 싶어서 내는 것은 아니니까요. 자비 출판은 그런 사람들이 하는 겁니다. 내가 글을 쓰고 책을 쓰고 싶다면 절대 자비 출판하면 안 됩니다. 그 순간 글이 썩어요."
<출처 : 오 마이 뉴스 나의 책이 삶이 되다 中 2013.8>
러브콜의 종류도 각양각색인데 진짜 계약 의사가 있는 출판사는 합리적인 선에서 조건을 제시하고 당당하며 친절하게 접근합니다. 반면 책을 찍으면 작가가 몇 부를 판매할 수 있냐고 물어본다거나 아예 작가가 몇 부를 사겠냐고 물어보는 곳도 있습니다.
일종의 마케팅이라며 작가가 300 여 권 정도는 소화를 해줄 것을 강요하기도 합니다. 방법도 다양합니다. 저의 경우는 원고의 70% 정도를 뜯어고치지 않으면 출간이 어렵니다. 하지만 인쇄비 정도만 충당해 준다면 해당 출판사에서 출간은 물론 광고까지 책임지겠다는 연락도 받았습니다. 어불성설(語不成說)도 이 정도면 프로급이구나 싶었습니다. 그리고 이때 느꼈습니다.
"원고는 투고와 동시에 상품이 되는구나. 긴 시간 고민하며 노력했던 결정체인데 투고와 동시에 주판알 튕기는 상품이 되는구나." 그렇기에 계약서에 도장을 찍기 전에 출판사의 규모나 성향을 잘 파악하고 담당자와 충분히 만남의 시간을 가질 필요가 있습니다.
'책쓰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책 쓰기는 기술이다. (0) | 2021.05.23 |
---|---|
출간계약 이렇게 하자 (0) | 2021.05.22 |
목차를 짜자 (0) | 2021.05.20 |
집필하자 (0) | 2021.05.19 |
터져 나올 땐 녹음이라도 해 두어라 (0) | 2021.05.18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