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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쓰기

출간계약 이렇게 하자

by []).push 2021. 5. 22.

 

출간계약 이렇게 하자

 

 

초보 작가들은 출판사와의 만남이 다소 어색하고 부담스러울 수 있겠지만 당당하게 질문하고 요구해야 합니다. 평범한 가정주부나 학생 혹은 일반 직장인들 경우는 계약서를 앞에 놓고 조건을 타진하는 일명 비즈니스를 해본 적이 없습니다. 하지만 책을 출간하기 위한 계약은 철저한 비즈니스입니다. 절대 인간관계가 아닙니다.

 

잘못된 계약은 어디에도 호소하기가 힘듭니다. 오랜 시간 고생하며 쓴 원고의 가치를 놓고 진행되는 비즈니스인 만큼 신중해야 합니다. 좋은 출판사가 대부분이지만 그렇지 않은 출판사도 분명히 있습니다. 궁금하거나 모르는 게 있으면 반드시 물어 봐야 합니다.

 

저는 계약서에 출간 시기와 인세 정산 시기를 따로 설정해 특약 사항을 요구하기도 했습니다. 계약서상 저자가 "갑" 이고 출판사는"을"입니다. 하지만 초보 작가들은 이런 경험이 처음이므로  실질적으로 "을"의 입장이 됩니다. 물론 저자의 입장을 충분히 존중하는 출판사도 많지만, 작가가 개입하면 업무가 느려진다는 이유로 업무의 원활한 추진을 위해 우선은 작가를 배제하고 통보하는 형태를 취하는 곳도 있습니다.

 

저의 전작인 '난생처음 부동산경매"도 제목이나 표지 디자인은 출판사에서 일방적으로 통보를 받았습니다. 반면 "책 쓰기 꼬박꼬박 월급 나올 때 시작하라"는 제가 직접 지은 제목을 몇 번의 협의 과정을 거쳐 채택되었습니다. 계약금과 인세도 작가의 지명도에 따라 다라지는데 보통 초보 작가라면 인세가 10% 아래로 책정됩니다. 대부분 6~8% 정도의 인세로 계약을 합니다.

 

출판사마다 다소 차이가 있지만 보통 계약 시 인세의 일부를 계약금으로 받고 책이 나오면 나머지 계약금을 받습니다.

계약금과 인세도 중요하지만 출간 시기도 중요합니다. 출판사가 오직 내 책 한권을 위해서 일하는 곳이 아닙니다. 또 선거나 여름휴가, 크리스마스 등 사회적 상황을 고려하여 출간 시기를 결정하므로 출간이 요원해지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렇다고 작가는 마냥 기다릴 수만은 없는 상황입니다.

 

계약이 이루어지면 대개 빠르면 2개월에서 늦어도 6개월 안으로는 출간이 이루어져야 합니다. 특히 잔여 인세 지급기한,작가에게 주는 증정 부수, 원고 수정 범위, 제목 선정이나 표지 디자인 제작 참석여부, 초판 인쇄 수량, 시중 판매금액 등 이 충분히 논의되어야 합니다.

 

어차피 사람사이에하는 일이라 서로가 온전히 만족할 수는 없겠지만 조금씩 양보하고 이해하는 선에서 원만히 합의가 되어야 합니다. 절대 출판사가 하자는 대로 끌려가면 안 됩니다. 저자는 출판사에게 완성된 원고와 출판권을 주어야 하고 출판사는 저자에게 출간과 판매, 판매에 따른 인세를 지급해야 합니다. 계약은 비즈니스입니다. 계약했다고 해서 다 된 것은 아닙니다.

 

이제는 출판사와 밀당이 남았습니다. 사실 이 부분이 책을 쓰는 것만큼 이나 힘들 수도 있습니다. 책을 쓰는 동안은 나와이 싸움이었다면 이제 상대는 출판사입니다. 나와 계약을 했으므로 일단은 우호적인 관계가 성립되었지만, 출간을 앞두고 여러 부분이 부딪힐 수 있습니다.

 

우선은 책의 내용에 대하여 수정의 폭에 따라 작가와 출판사는 한번 부딪힙니다. 절대 양보할 수 없는 작가의 자존심이기도 하고 출판사 입장에서는 약간의 수정으로 판매 부수를 좀 더 늘려 보려는 계산입니다. 자존심과 상업성이 팽팽히 한번 맞섭니다. 표지디자인이나 책의 제목도 합의점을 찾기는 요원합니다. 특히 제목은 정말 쉽게 갈 수도 있겠지만 끝까지 자존심 싸움으로 출간이 결렬되기도 합니다.

 

저의 경우는 출간을 한 달여 앞둔 어느 날 출판사로부터 표지디자인과 제목을 메일로 받았습니다. 기대에 부풀었지만 솔직한 느낌은 "글쎄" 정도였습니다. 몇 번의 진지한 대화가 오갔지만 결국에는 출판사의 의지대로 책을 출간하게 되었습니다. 결과적으로 그렇게 나쁜 선택은 아니었지만, 아직도 약간의 아쉬움은 남아있습니다.

계약은 출판사와 작가의 비즈니스임을 명심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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