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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쓰기

100% 출간? 불편한 진실

by []).push 2021. 5. 24.

 

100% 출간 불편한 진실

 

 

최근 100% 출간이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책 쓰기 수강생을 모집하는 교육기관이 우후죽순처럼 생겨나고 있습니다. 많은 수강생들이 수업하는 모습과 그동안 수업에 참여해 출간에 성공한 사람들의 책을 전면에 내걸고 광고를 합니다. 거의 인터넷 카페나 블로그를 통해 광고가 이루어집니다.

 

책을 쓰기 위해 여기저기 루트를 알아보다 보면 어느 순간부터 이 메일이나 쪽지 등이 여기저기서 날아옵니다. 대부분은 광고인데 많은 수강생들 앞에서 강연하는 작가의 사진을 실어놓고 마감이 임박했으니 빨리 등록하라는 식의 광고를 합니다. 또는 주말에도 쉼 없이 정진 중이라며 각자 노트북을 펴놓고 열심히 글을 쓰는 예비 작가들의 사진을 실기도 합니다. 또 어떤 곳은 등록한 수강생의 출신 학교와 현재 무슨 일을 하는지 등 인적사항을 보란 듯이 공개하기도 합니다.

 

분명히 짚고 넘어갈 것은 지방대를 졸업했건 소위 스카이(SKY)대학교를 졸업했건 하물며 하버드 대학교를 졸업했다 하더라도 책을 쓰는데 아무런 영향이 없습니다. 특히 첫 책을 쓸 때는 더더욱 그렇습니다. 동네에서 작은 점포를 운영하든, 저처럼 평범한 회사원이건, 고위공직 자건, 기업의 대표이건, 역시 책을 쓰는 것에는 아무런 영향이 없습니다.

 

관련 분야의 전문성이나 자신만의 콘셉트와는 아무 상관이 없습니다. 책은 분명한 자기 콘셉트와 실행력만 있으면 누구든 쓸 수 있습니다. 대학을 졸업하고 번번이 취업에 실패한 취업준비생은 그 나름대로 스토리가 있고, 엄청난 연  매출을 기록하는 기업의 오너는 또 그 나름대로 스토리가 있습니다. 결재 서류를 정리하는 능력이 탁월하다고 비닐하우스에서 완벽하게 작물을 키워낼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분명한 것은 자기의 전문분야에 있는것입니다.

 

그렇다면 과연 교육기관마다 내세우는 100% 출간 성공이 맞는 걸까? 불편한 진실이긴 하지만 의심의 여지없이 100% 출간이 맞습니다. 대체로 작가가 자신의 이름을 걸고 책 쓰기 수업을 진행할 정도면 출판업계에서는 어느 정도 인지도가 있는 작가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 정도 능력의 작가라면 수강생들의 원고만 봐도 출간 가능성을 타진할 수 있는 능력이 있는 사람입니다. 즉 지도하는 작가의 필터링을 거친 권고가 투고되므로 대부분이 출간으로 이어집니다. 100%인 것입니다. 여기서 100%의 의미는 지도하는 수강생 전원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원고를 투고한 사람에 국한해서 말하는 것입니다.

 

즉 수강생이 100명이라고 치면 그중 10명이 원고를 투고해 계약으로 이루어지면 투고한 원고 전원이 계약되었으므로 100% 출간이라는 논리입니다. 다시 말해 100명의 수강생 중 40명은 중간에 도태되어 지지부진한 상태이고 30명은 그나마 열심히 콘텐츠를 찾고 있고 20명은 꾸준히 집필 중이고 10명은 투고하여 출간에 성공하였습니다.

 

100명 중 10명이 출간에 성공하였으므로 출간 성공률은 10%인가? 절대 아닙니다. 비록 수강생이 100명이지만 그중 10명이 투고했고 10명이 출간 성공했으므로 출간 성공률 100%인 셈입니다. 그러므로 항상 출간 성공률은 100% 일 수밖에 없습니다. 대부분 100% 출간이라는 광고를 보고 오는 예비 작가들은 수강생이 100명이면 100명이 전부 출간에 성공한 것으로 생각하고 꿈에 부풀어 수강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하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습니다. 수강생 대비 출간율이 아니라 투고 대비 출간율이라는 것을 반드시 알아야 합니다. 등록한 지 1년이 되었는데도 지지부진하게 원고를 못 쓰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단 두세 달 만에 원고를 마감하고 출간으로 이어지는 사람도 있습니다. 전자의 경우는 시간이 흐르면 흐를수록 스스로 도태되어 버립니다.

 

교육기관에서는 오랜 시간 글쓰기를 하다 결국엔 못쓰고 도태되어버린 사람 이야기는 절대 하지 않습니다. 할 필요도 없습니다. 수강생들은 대부분 세 부류로 나누어집니다. 오랜 시간 꾸준히 글을 쓰고 있지만 가능성이 보이지 않아 슬그머니 도태되어버리는 유형, 아직은 꿈과 희망을 품고 열심히 노력하는 유형, 등록한 지 얼마 안 되었지만 빠르게 집필에 성공해 투고와 출간에 성공하는 유형, 결국에 글을 쓴다는 것은 자기 스스로 해내는 작업입니다.

 

제가 해보니 글 쓰는 것만큼 개인적인 것이 없습니다. 노래도 합창이 가능하고 악기도 모이면 더 아름다운 하모니를 이룹니다. 하지만 글쓰기는 다릅니다. 마치 마라톤과 같습니다. 더욱이 책을 한 권 쓴다는 것은 그만큼 오랜 인고의 시간이 필요합니다.

 

아무리 훌륭한 작가의 지도를 받는다고 하더라도 결국에 300 여 페이지 가까운 분량은 본인 스스로가 채워나가는 것입니다. 앞서 언급한 "지도하는 작가의 필터링을 거친 원고"라는 표현은 교육기관의 수업방식을 이야기하는 것입니다. 즉 수강생이 자기 주제에 대하여 원고를 써서 작가에게 보내면 작가는 글이 어떠하다는 평을 해줍니다.

 

"글이 좋으니 이런 식으로 계속 써도 좋습니다." 혹은 "자료의 근거나 출처를 확실하게 밝혀야 합니다." 이런 식으로 수강생에게 러프하게 피드백해 주는 것을 말하는 것입니다. 이 과정에서 작가는 출간 가능성을 어느 정도 예측한다는 얘깁니다. 작가가 처음부터 끝까지 타이트하게 붙어 단어 하나까지 관여한다는 이야기가 아니니 오해 없길 바랍니다.

 

제가 책 쓰기를 맨 처음 시작할 때 함께 시작한 사람이 다섯 명입니다. 한 명은 이미 계약이 된 상태에서 60~70% 정도 원고가 완성된 상태였고 나머지 4명 그야말로 처음 글을 쓰는 초보자들이었습니다. 결국에 반 이상 완성된 원고에서 시작한 C 선생님과 처음 글을 쓰는 K선생님, 그리고 저만 원고를 마감했고 투고와 출간이 이루어졌습니다.

 

나머지 2명은 그렇게 지지부진한 채로 있다가 서서히 도태되고 말았습니다. 다섯 명이 함께 시작해 3명이 출간했으니 60%의 출간 성공일까? 아닙니다. 이 경우도 역시 100% 출간 성공입니다 원고를 투고한 사람들은 모두 출간에 성공했으니 말입니다. 책 한 권을 쓰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

 

많은 글이 모여 한 권의 책을 이룹니다. 100% 출간 성공에 현혹되지 말기를 바랍니다. 단순한 광고일 뿐입니다. 원고를 투고 단계까지 마감할 자신이 있는지 자신의 능력을 먼저 생각해 보아야 합니다. 100%는 아무런 의미가 없습니다. 결국에 글은 내가 쓰는 것입니다. 지도 작가도 글이 나와야 지도를 해줍니다. 지지부진한 상태로 머물다 중도하차를 할 것인지 인고의 세월을 견뎌내고 출간이라는 영광을 거머쥘 것인지 도태오 영광의 길은 스스로 선택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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