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트북을 켜라
이쯤에서 중간점검 한번 해보겠습니다. 여러분은 긴 고민 끝에 비로소 주제를 정했습니다. 그리고 관련 서적을 분석하며 열심히 자료를 모았습니다. 책의 콘셉트가 잡혔을 것이며 대략적인 머리말과 목차가 완성되었을 것입니다. 이젠 집필이라는 장기 레이스를 앞두고 있습니다
본격적인 집필에 들어가기에 앞서 작업환경에 대해 몇 가지 팁을 알려드리겠습니다. 경기에 들어가기 전 운동선수가 자신의 장비를 확인하는 것과 비슷한 의미입니다. 이젠노트북을 열고 자판을 두드리며 지면을 활자로 채워나가는 진득한 인고의 시간을 마주하는 시간이 되었습니다. 글쓰기는 자리에 앉는 것부터 시작합니다. 머릿속에는 오만가지 생각으로 복잡하지만, 차분히 자리에 앉아 비로소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고뇌의 세계로 입장하는 것입니다. 일단 자리에 앉았으면 반은 성공한 셈입니다. 하지만 노트북을 켜는 순간 한글 프로그램으로 직행하기까지 험난한 과정이 기다립니다. 일명 디지털 방해를 받게 됩니다.
먼저 실시간 검색순위가 눈에 들어오고 생각 없이 연예인이나 정치인의 이름을 클릭합니다. 평소에는 별로 관심도 없었던 뉴스들이 너무나 새롭게 다가옵니다. 그리고 블로그나 이 메일을 체크합니다. 대부분의 사람은 이런 과정을 거쳐 프로그램에 진입합니다. 이렇게 노트북을 켜고 첫 문장을 쓰기까지 예비 시간이 소요됩니다.
번뜩 정신을 차려보면 내가 지금 무얼 하는 건가 싶을 때가 있습니다. 하지만 낭비한 시간에 대해 죄책감을 가질 필요는 없습니다. 일종의 글쓰기전 워밍업이라 생각하면 됩니다. 하지만 너무 많은 시간을 허비하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오랜 시간 글을 써보면 차츰 틀이 잡혀가면서 워밍업에 걸리는 시간이 줄어드는 것을 느낄 것입니다. 저는 본문 집필에 들어가면 이동이 힘들도록 노트북과 다른 모니터를 연결해서 사용합니다. 물론 다른 노트북을 한 대 더 운용하면서 공간의 제약 없이 글을 쓰기도 하지만 글쓰기 공간을 엄격하게 규정해 놓고 그 장소에서는 오직 글쓰기만 전념하는 강제성을 두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물론 공간에 대한 강제성을 갖기 위한 성격도 있지만 큰 모니터를 따로 연결하여 세로 화면으로 글을 써보면 여러 가지 장점이 있기 때문입니다. 우선 원고 한 페이지 전체가 한눈에 들어옵니다. 화면을 분할하여 자료나 목차, 인터넷 국어사전과 띄어쓰기 검사기 등을 동시에 띄워놓고 작업을 할 수가 있으며 창이 겹치지 않아 작업하기에 굉장히 편합니다. 지극히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글을 쓰기에는 가장 편리한 최상의 작업환경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다른 작가들의 작업 방법을 잘은 모르겠지만 카페나 도서관 등으로 옮겨 다니며 글을 쓰는 것이 아니라면 이렇게 듀얼모니터를 사용하는 것을 적극적으로 권장하고 싶습니다.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지극히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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