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나 써야 책이 될까?
책을 쓰겠다고 마음먹고 혼자 이런저런 궁리를 하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무얼 써야 하는지도 몰랐고, 어떻게 써야 하는지도 몰랐던 시절이었습니다. 그러데 무엇보다도 얼마나 써야 하는지가 제일 궁금했습니다.
기존의 책들을 보며 과연 여기 있는 활자들을 모두 A4용지에 옮기면 몇 장이나 될까? 이런 엉뚱한 생각도 했었습니다. 하물며 원고지에 써야 하는지 A4 용지 몇 장을 써야 책이 되는지 몹시 궁금했습니다. 또 A4 용지에 쓴다고 하더라도 폰트, 글 표인트, 줄 간격 등의 설정은 어떻게 해야 하는지 당최 아는 게 하나도 없었습니다.
누가 알려주는 것도 아니고 혼자서 고민하며 막막했던 시간이었습니다. 무식하면 용감하다고 했던가? 그냥 무식하게 부딪힐 수밖에 없었습니다. 일단은 기존의 책과 가장 유사한 크기로 써서 인쇄한 다음 진짜 책 사이즈와 여러 차례 비교해보았습니다.
그러는 와중에 글자크기, 줄 간격 등을 여러 차례 수정하는 시행착오를 거듭했습니다. 이런 과정을 거쳐 가장 합리적인 방법으로 페이지를 만드는 방법을 스스로 터득했습니다. 복잡한 계산 없이 실제 책고 똑같은 크기의 지면에 가장 현실감 있는 방법으로 책 쓰는 방법을 스스로 터득했습니다.
알고 보면 간단하지만, 모르면 한참을 돌아가도 찾기가 힘든 방법입니다. 그 방법을 여기서 공개합니다. 시중에 나와있는 책들을 보면 대략 250~300페이지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일단 250페이지를 기준으로 생각하면 200자 원고로는 1,000매, A4 용지로는 100매(글 포인트 10, 줄 간격 160%) 면 됩니다.
하지만 요즘 은원 고지에 글을 쓰는 사람이 극히 드물기 때문에 A4 용지로만 따져보면 글자 크기 10에 줄 간격 160%로 100장만 쓰면 책 한 권이 된다는 얘기입니다.
자~ 그러면 여기서 잠깐! A4지 100장이 책 한 권이라면 매일 1장씩만 쓰면 딱 100일, 매일 2장씩만 쓰면 딱 50일, 채 두 달이 안 되는 시간에 책 한 권을 쓸수 있다는 결론이 나옵니다. 과연 하루에 A4용지 2장 쓰기가 힘들까? 이렇게 생각하면 불경스럽게도 책 쓰기 별것도 아닌데 라는 생각이 듭니다. 저도 이런 생각을 했었습니다.
하지만 바로 깨달았습니다. 책 쓰기는 수적 논리로만 계산하면 안 된다는 것을, 각설하고 다시 분량으로 돌아오면 보통 A4 용지 한 장을 실제 책으로 환산하면 2.5페이지가 됩니다. 그러니 100장이면 250페이지가 되는 셈입니다. 하지만 투고할 때에는 원고의 첨삭 등 출판사의 편집 방향을 고려해 120매 정도로 살짝 여유가 있는 것이 좋습니다.
하지만 저는 A4 용지에 글을 쓰지 않습니다. 우리가 가장 흔하게 알고 있는 A4 용지는 일명 국배판이라 합니다. 한글 프로그램에서 편집 용지(단축키 F7)로 가보면 용지 종류(N)가 있는데 그 부분을 클릭하면 "A4용지(국배판) [210*297mm]이라고 되어있습니다.
바로 우리가 가장 흔하게 접하는 A4용지의 사이즈입니다. 하지 마 저는 신국판에 바로 집필을 합니다. 신국판이란? 가로 152mm, 세로 225mm인 인쇄물의 규격. 또는 그 인쇄물을 말하는데 지금 출간되는 책의 사이즈로 생각하면 됩니다. (프로그램에 따라 가로 148mm인 것도 있으나 집필하는 데는 아무 상관이 없음) 보통 한글 프로그램을 열면 A4용지, 즉 국배판으로 설정이 되어 있는데 용지 종류(N)에서 신국판으로 재설정하면 됩니다.
이때 글 포인트는 10, 줄 간격은 230%로 설정합니다. 이렇게 설정된 신국판으로 집필하면 그 한 페이지가 바로 책의 한 페이지가 됩니다. 복잡한 계산없이 1:1 정비례입니다. 즉 신국판에서 250페이지를 쓰면 실제 책에서도 250페이지입니다. 이렇게 신국판으로 설정하고 글을 썼을 때 가장 좋은 점은 분량에 대한 현실감각을 바로 느낄 수 있다는 것입니다.
저는 2가지 방법을 다 이용해 집필해 보았는데 개인적으로 신국판으로 설정하여 글을 쓰는 편이 훨씬 편했습니다. 이렇게 A4 용지 즉 국배판에 쓰는 방법과 신국판으로 설정하여 쓰는 방법이 있으며 본인이 편한 방법으로 설정하여 쓰면 됩니다. 하지만 신국판으로 설정하여 쓸 것을 추천합니다. 요즘 말로 정말 강추입니다.
매일 같은 페이스를 유지하며 한결같이 글을 쓴다는 것은 결코 로맨틱한 작업이 아닙니다. 초보 작가인 경우는 더더욱 그렇습니다. 물론 본인의 역량이겠지만 결코 쉬운 일은 아닙니다. 저는 직장생활을 하면서 주로 퇴근 이후 밤 시간을 이용해서 썼는데 초고를 완성하는데 120일 정도가 걸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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