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에서 계약을 진행한다는 것만큼 원고가 시장성이 있다는 얘깁니다. 즉 돈이 될 만해야 출판사에서도 덤빕니다.
그렇게 돈이 될 만한 원고임을 한방에 어필할 수 있는 것이 바로 출간 기획서입니다. 최소한 이 원고가 어떤 원고인지 담당자에게 단번에 어필이 되어야 읽힙니다.
역지사지라고 했습니다. 만약 당신이 원고 뭉텅이를 투고 받은 출판사 담당 직원이라면 원고를 파악하기 위해 가장 먼저 무엇을 할까요? 더구나 약속이 있는 금요일 저녁이라면 이메일을 열어보기도 전에 짜증이 날 것입니다. 하지만 어쩔 수 없이 확인하고 처리를 해야 하는 상항이라면 무엇부터 봐야 할까요 ?
당신이 약속 시간을 지킬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잘 정리된 출간 기획서를 먼저 보는 것입니다. 출간 기획서는 정해진 양식이나 형식이 있는 것이 아닙니다. 실제로 출간기획서 양식을 어디서 다운로드할 수 있냐는 질문을 받은 적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런 곳을 없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주민센터에 비치도니 서류 신청양식처럼 칸을 쳐서 보기 쉽고 일목요연하게 정리하여 쓰거나 A4용지에 편지 쓰듯 서술형으로 쓰거나 본인이 편하게 쓰면 됩니다. 유명 작가의 경우는 출판사에서 책의 콘셉트를 잡고 출간 기획서를 먼저 제시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출간 기획서는 아주 다양한 요소들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기획 의도, 제목, 가제, 원고의 대략적 내용, 독자의 타깃층(메인 타깃과 서브 타깃), 경쟁 도서, 마케팅 전략, 작가의 프로필 등등이 들어갑니다. 좀 더 보태자면 예상 판매, 마케팅 포인트, 주요 카피, 경쟁 도서와 차별화된 요소, 핵심 콘셉트, 특이사항, 기획의 배경 등등이 있습니다.
가능하면 출간기획서는 A4용지 한 장 정도의 분량이 좋습니다. 300 여 페이지를 대변하는 1 페이지이므로 신중에 신중을 기해 작성해야 합니다. 꼭 들어가야 할 출간 기획서의 구성요소에 대해 알아봅시다.
기획의도 - 한마디로 "이 책은 이런 책입니다. 이런 이유로 책을 썼습니다."
이렇게 책의 전반과 작가의 의도를 충분히 설명해야 합니다.
긴 시간을 투자해 이만큼의 원고를 집필한 명확한 이유가 단 몇 줄의 문장으로 담당자에게 전달되어야
합니다. 시장성에 대해서 출판사에서 판단하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독자들이 구입할 수밖에 없는 이유를
함께 써야 합니다. 기획 의도는 출간 기획서를 구성하는 가장 핵심적 요소입니다.
제목과 가제 - 제목은 판매와 바로 직결되므로 정말 중요한 요소입니다.
작가나 출판사 무도 이 제목 짓기에 많은 공을 들입니다. 작가는 생각하는 제목을 최대한 많이 뽑아서 출 판사에 제공하면 됩니다. 하지만 처음 작가가 의도하는 형태로 나오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저 또한 "월 급 쟁이 아빠의 부동산 경매 성공기"라는 제목으로 투고했는데 결국엔 "난생처음 부동산 경매"로 제목이 바뀌어 출간되었습니다.
월급쟁이 아빠라는 타깃에 국한하지 말고 부동산 경매를 시작하려는 초보자들 전체로 대상을 넓히자는 출판사 측의 의도였습니다. 이렇게 제목은 얼마든지 가변적입니다. 일다 작가가 생각하는 제목을 출판사 측에 전달하면 됩니다. 가제 또한 작가가 꼭 의도하는 바가 있으면 충분히 설명하고 이유를 밝히면 됩니 다. 가제는 제목을 충분히 받쳐줄 수 있는 내용이어야 합니다.
작가 프로필 - 보통 출신 학교나 직업, 그동안이ㅡ 업적, 사회적 지위 등이 들어갑니다. 가장 솔직해져야 할 부분이며 마 딱히 내세울 만한 무언가가 없는 사람에겐 참 힘든 부분이기도 합니다. 도대체 나는 누구이며 그동안 무
얼하고 살았나? 자신을 한 번쯤 돌아보게 됩니다. 하지만 어려울 것 없습니다. 담백하게 살아온 배경이나 자기만의 철학을 담아 자신을 소개하면 됩니다. 장황하게 프로필을 이것저것 다 끌어다 놓은 것은 바람직 하지 않습니다. 짧고 명료하게 작성하는 것이 훨씬 더 좋습니다.
타깃층 분석 - 출판사와 조율이 이루어지는 부분이기도 하지만 작가가 이 책의 콘셉트를 잡을 때 어떤 독자층을 염두에 두고 글을 썼는지를 설명하면 됩니다. 분명한 독자층을 제시해야 하며 메인 타깃과 서브 타깃 제3의 독자 층까지 언급하면 좋습니다.
이외에도 더 세부적인 요소들이 있지만 아마 이 정도로 정리를 한다면 출판사에서도 본문을 보기 전에 먼저 원고를 파악하는 데 어려움이 없을 것이다. 일부 출판사들은 작가들에게 출간 기획서 양식을 보내고 먼저 꼼꼼하게 작성해주기를 요구하는 곳도 있다고 합니다.
원고를 검토하는 담당자의 수고를 덜기 위함이기도 하지만 작가라면 본문의 집필만큼이나 출판사를 유혹하는 출간기획서 작성에도 능해야 합니다. 그렇다면 담당자는 어떤 사람들일까? 한마디로 이 업계에서는 도가 튼 사람들입니다. 현시점의 트렌드를 가장 정확하게 알고 있으며 단번에 머릿속으로 시장성을 분석하는 능력을 갖추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출간 기획서는 어설프게 미사여구 섞어가며 꾸미기보단 있는 그대로를 진솔하게 쓰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무엇보다 "열심히" "최선을 다해" "긍정적으로" "많은 노력을" 같은 추상적인 문장이나 단어는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머리말로 독자를 유혹하기에 앞서 잘 만들어진 출간 기획서로 담당장을 먼저 유혹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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