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능하면 메인 타깃과 서브 타깃 그리고 제3의 독자층까지 지갑을 열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 두어야 합니다. 출판사나 작가가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층에서 더 많은 판매 부수를 기록한 책들도 많습니다. 중년 아빠들을 메인 타깃으로 부동산경매 책을 썼지만, 책이 쉽다는 이유로 경매를 배우려는 주부나 젊은 층들이 더 많은 관심을 가질 수도 있습니다. 간과할 수 없는 제3의 독자층입니다.
출간 한 지 한 달여 만에 40 쇄를 넘긴 책이 있습니다. 물론 이 책은 이후로도 롱런하여 엄청난 판매를 기록했습니다.
작가로서 정말 부러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당시 제 주변에도 이 책을 읽는 사람이 꽤 있었습니다. 이 책을 출간한 B출판사의 마케팅부장과 이야기를 나눌 기회가 있었습니다.
책을 쓰는 사람으로서 이런 폭발적인 판매고가 무엇인지 그 비결이 너무 알고 싶었기 때문이었습니다. 이 책은 경제 관련 서적이라 그렇게 보편적이지도 않은데 이렇게까지 폭발적으로 책이 나갈 수 있는 이유가 궁금했습니다.
"우선은 책 내용이 좋아야 합니다. 그리고 작가도 어느 정도 인지도 있는 사람이라야 하고요.. 우리가 책을 띄울 때 광고를 하는데 책이 어느 정도 나가면 책 자체에 자생력이 생깁니다. 즉 여기저기서 책에 대한 리뷰가 올라오고 언론에서는 화제의 책이니 몇 만부가 나갔느니 하며 관심이 집중됩니다.
자동으로 광고가 되는 셈이죠. 그러면 대중들은 조급해집니다.. 내가 꼭 읽을 책인가? 아닌가? 의 판단이 흐려지고 무조건 사야 할 것처럼 생각합니다. 그런 조급한 마음이 구매로 이어집니다. 그 순간의 트렌드가 되어버리는 것이지요. 사실 이 책이 그리 쉬운 책은 아닙니다. 아마 책을 사신 분들 가운데 끝까지 다 읽지도 않은 사람도 제법 있을 겁니다."
사실 저도 이 책을 읽으면서 내용이 어렵다고 생각했었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가지 판매가 된 이유를 보면 메인 타깃과 서브 타깃을 넘어 조급해진 대중들 즉 제3의 독자층까지 판매에 일익을 담당한 것 같습니다. 분명한 한 가지는 당신의 책이 반드시 돈 주고 사볼 만한 가치가 있어야 합니다.
혜민 스님의 [멈추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은 메인 타깃이 있을까? 이 책은 내 집을 멋지게 꾸미려는 가정주부도, 세일즈맨도 그리고 경매를 공부하려는 사람도, 모든 층이 독자가 될 수 있습니다. 아마 이 시대에 힐링을 원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라도 이 책의 독자가 될 것입니다.
이처럼 불특정 한 다수가 타깃이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어지 보면 타깃이 없다고 볼 수도 있겠습니다. 하지만 여러분은 특정한 소수의 분명한 타깃을 정하고 책을 쓰기 바랍니다.
"최순실 게이트 영향, 독서인구 줄어 출판사 울상... 지성이 실종된 대한민국 웃픈 현실"이라는 주목해볼 만한 기사가 나온 적이 있습니다."
"각 업체 대표들은 최순실 게이트가 제대로 터진 2016년 10월 말부터 매출이 점차 줄어들더니 최순실 귀국과 최순실과 관련된 각종 혐의가 터져 나온 11월 중순부터는 최대 50%까지 매출이 떨어지는 충격적인 결과가 나왔다." "한 출판업체 대표는 한 업체에 국한된 문제가 아닌 출판계 전체의 위기라며 국민 독서량이 원체 적었지만 최순실 게이트라는 흥미진진한 소재가 생기면서 국민의 눈과 귀가 최순실 관련 보도하는 언론에 쏠려있다고 진단했다."
위 기사는 2017년 1월 25일 금강일보에 실렸던 내용의 일부를 발췌하였습니다. 책을 쓰는 사람이라면 많은 생각을 하게 하는 기사입니다. 왜냐하면 책의 출간 시기와 밀접한 영향이 있기 때문입니다. 이처럼 책을 출간하는 타이밍(Timing)은 정말 중요합니다.
최순실 게이트는 단순한 국정농단을 넘어 국민들의 마음에 엄청난 상처를 남긴 정말 큰 사건으로 기록됩니다. 이런 준엄한 시기 국민들의 눈과 귀는 온통 언론보도에만 집중되어있지 다른 것들을 생각할만한 여유가 있을 리 만무합니다. 아무리 훌륭한 저자가 내공이 있는 책을 내놓아도 사람들로부터 관심받기가 힘듭니다.
하지만 현 상황과 교묘히 맞아떨어져 생각지도 않게 베스트셀러의 반열에 오르는 경우도 있습니다. 출판업계에서 말하는 대표적인 책이 몇 권 있긴 하지만 제목까지 언급하진 않겠습니다. 여담이긴 하지만 출판사에서는 이런 현상을 그 책의 팔자라고 합니다.
저 또한 출간 시기를 놓고 많이 고민했었습니다. 3월에 원고가 최종 계약이 되고 5월 출간을 예정했으나 그 시기 소위 "장미 대선"이라 하는 제19대 대통령 선거가 있었습니다. 2017년 5월은 대한민국 모든 국민이 한 곳으로 시선이 집중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이런 시기에는 아무리 좋은 책을 내놓아도 당연히 독자들의 관심 밖으로 밀려날 가능성이 큽니다. 출판사와의 조율 끝에 새로운 정부가 들어서고 국민들이 일상으로 복귀하는 시점인 6~7월 정도에 출간하기로 했습니다. 사랑은 타이밍이라고 했던가요? 사랑뿐만 아니라 책의 출간 시기 또한 타이밍이 상당히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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